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뉴로모픽 반도체칩을 개발했다. 이 칩은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어 기존 컴퓨터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윤영규 교수 연구팀은 실시간 학습과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초소형 뉴로모픽 컴퓨팅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컴퓨터 시스템은 데이터 처리와 저장 장치가 분리되어 있어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비효율적이었다. 그러나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칩은 뇌의 신경망처럼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멤리스터 기반 통합 시스템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멤리스터는 저항 변화를 활용해 데이터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신경망의 시냅스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고신뢰성과 자가학습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 칩은 영상 스트림 처리 중 움직이는 물체를 배경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스스로 학습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 정확도를 달성한다. 이러한 자가학습 능력은 실시간 영상 처리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견줄 만한 성능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특히 멤리스터의 비이상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자동으로 수정하는 기능을 통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 기술은 원격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로컬 환경에서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해 더 빠른 데이터 처리와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한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AI 기술의 대중화와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연구원 정학천·한승재 씨는 “이 기술은 모든 작업을 손이 닿는 곳에서 처리하는 효율적인 스마트 작업 공간과 같다”며, 뇌와 유사한 정보 처리 방식을 구현한 획기적 기술임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온라인판에 8일자로 게재됐다.

박은지기자/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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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나무위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