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기술기업 규제법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애플에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DMA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통보하며, 내년 3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DMA를 위반한 것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EU 집행위는 애플의 앱스토어 규정이 고객에게 다른 구매 방법을 자유롭게 안내하지 못하게 하고, 외부 웹페이지로 이동할 때 이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앱스토어 외부에서 거래될 때 부과하는 수수료도 필요 이상으로 높다고 밝혔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가장 가치 있고 존경받는 기업 애플이 규정 준수를 명예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DMA는 개방적이고 경쟁 가능한 시장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통보가 예비적 견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도, 애플이 이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대응할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애플이 최종적으로 DMA를 위반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상습적 위반으로 판단될 시 과징금은 연매출의 최대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우리의 계획이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U의 DMA 조사는 별도의 공식적인 중간 절차가 없어 조사 결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EU 반독점법 조사는 기업의 요청이나 집행위의 추가 협의 필요 판단에 따라 시정조처 제출 기한이 연장될 수 있어 조사가 길어질 수 있다. DMA 조사는 기업이 12개월 안에 무조건 시정 조처를 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애플은 규제 문제로 인해 올해 EU 국가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DMA의 상호 운용성 요구 사항이 사용자 개인 정보 및 데이터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애플은 이러한 요구 사항이 제품의 무결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EU의 제재 예고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규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받게 될 잠재적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은지기자/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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