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미국 이어 유럽 시장서도 관세 장벽…해외 진출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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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들에게는 자동차 양대 시장이 막히는 비상 사태다. 관세 우회를 위해 제3국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4일부터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잠정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아직 세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음 주에 기업들에 비공개로 통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EU가 중국을 비롯한 수입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10%지만, 불법 보조금 관련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평균 19%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19% 이상의 관세 부과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EU가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매기는 이유는 저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서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시걸'은 1000만 원대로, 유럽과 미국에서 생산하는 어떤 전기차보다도 저렴하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10년 전 태양광 부문이 거의 전멸한 것처럼, 유럽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전기차의 '홍수'가 유럽 자동차 산업을 멸종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이유로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올렸다.
중국은 미국과 EU의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내수 시장 포화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두 곳이 막히는 것은 중국에게 큰 타격이다. BYD의 지난해 판매량은 302만 4000여 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9위지만, 해외 판매량은 24만 3000여 대로 전체의 8.1%에 불과하다.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 온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 경제가 침체할 경우 생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은 유럽과 북미 진출을 위한 투자를 이어왔으나, 관세 부과가 확실시되면서 전략을 수정하고 동남아 및 중남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자회사 FDI마켓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중국 제조·물류 기업의 멕시코 신규 투자 건수는 41건, 베트남 투자 건수는 3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연간 수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과 미국을 제외하고 꾸준히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기차 판매 둔화가 이미 가시화된 상황에서 양대 시장의 빗장이 걸린 채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 미래 자동차 업계를 좌우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은지기자/2024.06.07
alska34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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