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맞아 동물 보호 단체, 닭고기 업계의 열악한 사육 환경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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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맞아 동물 보호 단체들이 국내 닭고기 업계의 실태를 공개하며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을 고발했습니다.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등 단체들은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의 삼계탕용 닭 사육 농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 농가는 국내 대형 닭고기 기업에 닭을 공급하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육되는 닭 품종인 '백세미'는 육계와 산란계를 교잡해 만든 종으로, 한 달여 만에 삼계탕용 체중인 800~850g으로 성장하도록 개량된 종입니다. 이 닭들은 삼계탕 소비가 증가하는 여름철에 특히 많이 도살됩니다. 지난해 7월에는 평소보다 두 배 많은 백세미가 사육, 도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체들은 닭들이 고온다습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밀집 사육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사된 농가에서는 대부분의 닭이 깃털이 빠져 있고, 피부염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또한, 사육 과정에서 닭들이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카니발리즘 현상과 각종 바이러스 및 세균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전했습니다. 질병에 걸린 닭은 치료 없이 방치되어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 농장에서는 암모니아 가스 농도가 높아 닭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으며, 외미거저리도 대량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외미거저리는 닭의 피부를 손상시키고, 살모넬라와 대장균 등의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체들은 일부 농가에서 닭을 불법적으로 도태시키고 사체를 처리하는 사례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토양과 수질 오염을 초래하며, 야생동물에게 전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있습니다.
단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된 닭이 건강 보양식으로 둔갑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고 비판하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동물 권리를 침해하는 밀집 사육 시스템을 폐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오전,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4 복날추모행동' 집회에서는 밀집 사육된 닭의 모습을 담은 대형 배너가 공개되고, 닭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보신각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하며, 동물의 고통 없는 복날로의 전환을 외쳤습니다.
이효진기자/2024.07.15
gywls1471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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