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무사증 입국 후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제주지역의 무사증 입국 불법체류자는 1만1191명으로, 지난해 1만826명보다 3.4%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법 체류자가 줄어든 2022년 8569명보다 30.6% 늘어난 수치이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무사증 입국이 금지되면서 불법 체류자는 2020년 1만801명, 2021년 9972명, 2022년 8569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불법 체류자 중 중국인의 비율이 93%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제주에 불법 체류 중인 중국인은 1만명을 넘어섰으며, 그 외에도 베트남(326명), 인도네시아(291명), 필리핀(239명)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뒤를 잇고 있다.

불법 체류자의 증가에 따라 범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들이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의 불법 이동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분증 위조와 불법 취업 알선에 가담한 한국인 브로커도 함께 적발되었다. 또한, 불법 체류 중 금은방에서 약 1억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고 출국한 중국인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지는 사건도 있었다.

제주도는 현재 111개국 외국인에 대해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하고 있으며,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최장 30일간 체류할 수 있다. 다만, 체류 기간 동안 국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은 제한된다. 올해 8월까지 무사증으로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1만5638명에 달한다.

이와 같은 불법 체류 문제는 제주도 특유의 무사증 제도와 맞물려 다양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강화된 관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은지기자/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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