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고객의 개인정보를 해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고지와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에 대해 알리바바닷컴에 19억7천800만원의 과징금과 7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이들의 개인정보를 해외 판매자에게 제공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18만여 해외 기업이 한국 고객의 정보를 제공받았다.

이번 조사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되는 국가나 정보를 수령하는 자의 성명과 연락처 등의 필수 고지사항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판매자 약관에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간주되었고, 이에 대한 처벌이 내려졌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대다수 판매자가 중국에 위치한 기업이기 때문에 많은 국내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제3국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해진 보관 기간이 지나면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하므로 제3국 이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테무와 쉬인 등 다른 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에 대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급증하는 해외직구 서비스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언급된 바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중국 판매자 18만여 곳에 이용자의 정보를 이전하면서도, 중국 판매자의 정보는 상호와 이메일 정도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알리익스프레스의 처분을 계기로 아마존 등 글로벌 쇼핑몰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를 대비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처분이 역차별 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국제 기준에 맞춘 합리적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며 규제 당국과 협력해 미흡한 사항을 개선하고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개정하는 등 자진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거래 완료 후 90일이 지나면 고객 정보를 자동 익명 처리하는 등의 보안 조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활동할 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효진기자/2024.07.24

gywls1471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