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에서 2017년에 분사한 후 한동안 적자에 시달렸지만,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과 초호황기가 맞물리면서 7년 만에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2분기 영업이익이 21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1%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169억 원으로 42.7% 늘었다. 특히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388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152억 원)을 초과했다. 영업이익률은 22.9%를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기기 부문 매출 급성장이 주된 원인이다. 북미와 중동 매출이 증가하면서 2분기 전력기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3776억 원을 기록했다. 배전기기와 회전기기 매출도 각각 42.9%, 16% 증가했다.

수주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수주액은 23억 1800만 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의 61.9%를 달성했다. 2분기 수주잔고는 52억 5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분사 후 2년간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의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2020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지난해 매출 2조 7028억 원, 영업이익 3152억 원을 기록하며 분사 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 2조 원에서 현재 12조 원 대로 6배나 증가했다. 덕분에 HD현대 그룹의 재계 시총 서열도 10위에서 6위로 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효율적인 투자로 시장 수혜를 극대화할 전략이다.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AI 산업 확장과 전기화 추세에 따라 향후 수년간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전력연구원(EPRI)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030년 403.9테라와트시(TWh)로 지난해 대비 166% 증가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생산시설 증설과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북미의 비중은 35%로 전 분기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20%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인 3조 3020억 원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며 "연구 개발 및 신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은지기자/2024.07.23

alska3421@naver.com

사진출처-나무위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