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계에 진출한다. 한화그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했으며, 인수 금액은 총 1억 달러(약 1,380억 원)에 달한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자회사로, 미국 존스법에 따라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필리 조선소는 1997년 미국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과 컨테이너선의 약 50%를 공급해왔다. 또한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을 포함한 해양풍력설치선과 관공선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필리 조선소는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필리 조선소에서 열린 해상풍력설치선 철강 절단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전망되며, 함정전투체계 개발 시스템과 후속 군수지원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기업으로서 스마트십 솔루션인 통합제어장치(ECS)와 선박 자동제어 시스템(IAS) 등을 상선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인수상정·함정 등 특수선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매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수주를 확대해 시장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필리 조선소의 현지 최대 규모 독(건조 공간)은 한화그룹의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 어성철 대표는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지기자/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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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나무위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