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업계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1조달러를 돌파하는 역사를 새로 썼다. 1965년 현대건설의 첫 해외 진출 이후 59년 만의 성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1조달러(약 1468조 원)를 넘어섰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이미 9965억달러에 이르렀던 수주액은 연말 막판 수주가 몰리며 대망의 1조달러를 달성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해외건설 1조달러 돌파는 국가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목표로 한 지난해 연간 수주액 4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된 수주액은 326억9000만달러로, 12월 집계 결과에 따라 최종 수치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 해외건설 수주는 한때 2010년 716억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중동 발주 감소 등의 여파로 2019년 223억달러까지 급감했다. 이후 회복세로 전환해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로 3년 연속 증가하며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중동 수주 비중은 전년 대비 34%에서 50%로 확대됐으며, 현대건설이 수주한 50억8000만달러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와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이 아람코로부터 수주한 60억8000만달러 규모의 파딜리 가스 플랜트 공사는 대표적 사례다. 이 중 파딜리 가스 플랜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기록됐다.

국토부는 당초 1조달러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계획했으나, 국내 정치적 혼란과 국제 환경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연기되었다. 올해 역시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업계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해외 진출 확대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은지기자/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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